[김판규의 한방 이야기] 불면증, 수면제 없이 한방으로 극복하기 (17년 04월 03일)
불면증의 사전적인 해석은 잠을 잘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한데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것이다. 바쁜 업무나 유흥 등의 이유로 수면이 부족했다 하더라도 생활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면 불면증이 아니다. 어떤 연유에서든 서너 명에 한 명꼴로 불면에 시달린다면 그것은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에 충분하다. 불면증 환자 대부분은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내성과 의존성이 생기고 약을 끊으면 금단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수면유도제에 의지하고 있다. 불면증의 유형은 첫째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둘째 잠을 자는 중간에 자주 깨고, 셋째 잠을 깨고 나서 잠들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울증이나 강박신경증, 심상불안증 환자에게 수반되는 불면증은 치료가 어렵고 치료 기간도 오래 걸린다.
한방(韓方)에서 불면증은 별반 어려운 질환이 아니다. 진찰해서 불면증이 유발된 장기(臟器)의 기운을 조절해주면 곧잘 치유된다. ▷신경 쇠약이 오래되어 사려과다, 건망증, 심장 두근거림이 있으면 귀비탕을 ▷심장과 담이 허약해져 잘 놀라고 무서움증이 심하면 온담탕을 ▷과도한 스트레스로 심장의 열이 극심해져 가슴이 답답하면 황련아교탕을 ▷과민성대장증상으로 설사를 자주 하며 가슴이 답답하면 감초사심탕을 ▷갱년기 장애로 열이 뜨면서 머리에 땀이 나고 엎치락뒤치락하면 치자시탕을 ▷꿈을 많이 꾸고 잘 놀라며 소변이 시원치 않고 몸이 무거우면 시호가용골모려탕을 ▷맥박이 불규칙하고 심장이 두근거리면 자감초탕을 ▷허열이 위로 떠서 얼굴이 붉고 수족이 냉하고 소변이 시원치 않으면 영계미감탕을 처방한다.
한방의 이 같은 처방은 수면을 유도하는 한약재가 거의 들어있지 않다. 그것은 잠을 자게 하려는 게 아니라 심신이 스스로 잠을 잘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불면증에 동반된 제반 정신질환 치료는 물론 두통, 어지럼증, 안면홍조, 여드름, 탈모, 소화불량, 장염 같은 수많은 수반 증상도 치료가 됨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명제한의원 원장
출처 : 국제신문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700&key=20170404.2202519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