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김판규의 한방 이야기] 치질, 한약복용으로도 치료 효과 (16년 10월 03일)

항문 안팎의 혈관과 조직으로 피가 몰리거나 압력이 가해져 울혈(鬱血)이나 변형(變形)이 되어 출혈이 되거나 변형된 조직이 빠져나오게 되는 것을 치질(痔疾), 거기서 빠져나온 덩어리를 치핵(痔核)이라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치질은 누구나 다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도가 심해 통증이나 출혈이 있으면 고통스러워지지만 진행상태가 미미하면 치질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없어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대개 진행이 경미한 상태에서는 더러 증상을 인지하면서도 별반 부담스럽지 않아 방치하기 일쑤다.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을 만한 확실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증상은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

변을 볼 때 힘을 세게 주는 습관, 쪼그려 앉아서 하는 작업, 무거운 물건을 취급하는 업무 등으로 인해 생긴 복압과 딱딱한 대변 덩어리가 조직을 압박해 울혈이 되게 하고, 조직을 변형시켜 항문관 주위의 탄력도를 감소시키고 늘어진 덩어리를 이루게 한다. 이러한 덩어리에 상처가 생겨 출혈이 되거나 점차 밑으로 내려오면서 커져 결국에는 항문이 빠지는 증세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치질 예방을 위해서는 섬유질이 많은 음식물을 섭취해 변비가 되지 않도록 해야 되며, 쾌변을 유도해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치질에 좋은 음식은 채소, 껍질째 먹는 사과와 고구마, 식이섬유를 다량 함유한 우엉과 키위, 전분을 많이 함유한 바나나 등이다. 피해야 할 음식으론 육류나 기름진 음식, 인스턴트식품, 카페인이 많은 커피나 음료수, 그리고 술이다.

매일 5분 이상 꾸준히 시행하는 좌욕이나 반신욕이 치질의 예방과 치료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민간요법으로는 비자(榧子)나 인동초 꽃잎(金銀花), 회화나무 껍질과 열매를 차로 마시거나, 출혈이 심할 때는 생지황(生地黃)을 강판에 갈아 공복에 그 즙을 마시거나 환부에 발라도 좋다. 


한방 임상에서는 치질의 상태에 따라 처방을 달리한다. 치핵, 치루(痔漏)와 그로 인한 통증에는 창출도인탕(蒼朮桃仁湯), 출혈이나 항문열상이 심하면 가미괴화탕(加味槐花湯), 염증이 심하고 화농이 됐을 때는 배농내탁산(排膿內托散), 수술한 경우에는 가미승양탕(加味升陽湯)이나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을 합방하면 회복속도가 아주 빨라진다.

다행스럽게도 치질은 한약으로 치료가 아주 잘 되는 질환이다.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지만 자주 치료를 받을 수 없는 바쁜 직장인들은 한약 복용만으로도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미 치질로 고생을 해본 사람들, 수술 후 재발해 재수술을 해야 될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보름이나 한 달 정도의 한약복용으로 쾌차할 수 있는 한약처방은 가뭄 끝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명제한의원 원장      



출처 : 국제신문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700&key=20161004.2202518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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