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규의 한방 이야기] 열 조절 어려운 아이들 체질 (17년 05월 22일)
명제한의원 2018-10-24
아이들을 키워보면 별 병치레하지 않고 무난히 잘 자라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잘 먹지 않고 환절기만 되면 감기하는 아이가 있다. 한 번 병이 나면 좀체 낫지 않고 산만해서 어느 것 하나 진득하게 하지 못하고 성장발육이 늦거나 알레르기 질환이나 아토피가 심해서 부모의 애를 태우게 한다.
동의보감에 "소아는 형기미충(形氣未充)의 소양지체(少陽之體)"라고 했다. 소양지체라 평생 쓰고 갈 열을 가지고 있지만 심신이 아직 미성숙해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양기가 더욱 치성해 비만이나 성인병, 다양한 열성 질환(편도선, 중이염, 비염, 잦은 감기, 기관지염, 폐렴, 천식), 과잉행동장애증후군(ADHD), 알레르기나 아토피, 간질, 자폐증과 같은 심각한 체질성 질환으로 고생하는 아이가 많아졌다.
끼니때마다 엄마가 밥숟가락을 들고 아이들을 쫓아다니는 안타까운 모습을 연출하지만 위(胃)나 간(肝) 심(心)의 열이나 허열(虛熱)이 흉부와 인후부에까지 차올라 음식을 넘길 수 없다. 음식을 잘 먹지 못하다 보니 입에 맞는 군것질을 하거나 단맛을 좋아하게 되거나 육류 따위를 편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감기에 걸릴세라 뜨겁게 난방을 하니 숙면은커녕 밤새 땀을 흘리며 보채게 된다. 열이 많으면 행동 양식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신경질을 잘 내거나 조급증, 인내심과 집중력 부족으로 공부할 수 없거나 수업을 듣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은 잠시나마 열을 잊을 만한 오락이나 게임 같은 데 매달리게 된다. 한 학급에 과잉행동장애증후군으로 약을 복용하는 아이들이 평균 2, 3명이나 되고, 중고교생이나 대학생도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인삼이나 홍삼, 꿀과 같은 것을 상복한다면 열에 의한 다양한 부담을 어떻게 감당해낼 것인가?
결론은 열을 풀어주면 된다. 아이들은 얼굴이 맑아지고 여드름이 없어질 때까지, 건조하고 거칠고 갈색을 띤 피부가 매끄럽고 밝아질 때까지, 과잉행동장애증후군, 알레르기 증상이 있거나 아토피, 간질, 자폐증이 있으면 그 증상이 소멸할 때까지 한약을 복용하며 침 치료를 하면 된다. 한약의 복용 기간은 체질에 따라 그 질환의 정도에 따라 제각기 다르다. 다만 치료할 수 없는 질환이 거의 없고, 개선되지 않는 체질 또한 거의 없다.
이제는 한의원에 가서 옛날처럼 "우리 아이 보약 좀 지어주세요"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하나의 처방 안에다 풀 것은 풀고 부족한 것은 채워서 몸과 마음이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갑갑해서 단 5분을 견디지 못하는 아이에게 어른들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명제한의원 원장
충처 : 국제신문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700&key=20170523.22025191918